2018년 화제와 논란이 되었던 <하퍼스 바자> 박지선 에디터의 글 “우아한 가난의 시대” – “가난과 우아한 삶은 과연 공존할 수 있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 세상에서 품위 있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잠시, 2019년 10월에 진행했던 [사물들] 그리고 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 모임에서의 질문들 불러오기:
- ‘취향있냥’이라는 모임의 틀을 통해 바라보는 두 책에 대한 감상 (왜 이 두 권의 책을 ‘취향있냥’에서 읽은 걸까?)
- ‘물건’이 아닌 것을 통해 나의 취향을 밝혀볼까요? 추상적인 것에 대한 호오를 밝혀도 좋습니다.
- 조금 사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지만 – [사물들], [아주 오래된 농담]의 인물들에 비춰 나의 일상/삶을 반추해본다면…?
그리고 오늘의 생각해볼 거리:
- 무제한 양적 완화가 끝나고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환율마저 오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살 길은…?
- 잠시,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자본주의 사회가 돌아가려면 ‘소비’가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파이어’하려면 소비를 하지 않아야 한다. 소비를 하지 않으면 자본주의가 돌아가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돌아가지 않으면 ‘Financial Independence’ 중요한 축인 ‘Finance’가 돌아가지 않는다. 이거, 말이 되는 걸까…?
- 나의 취향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지금 내가 가진 ‘물건’을 통해서…!
“ㄹ 것이다”는 시제로 보면 미래 또는 의지를 나타내는 어미인데 글의 의미로 보면 가정법 같기도 하고 추측의 의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한국말이 둘러둘러 말하는 성향이 있으니 그냥 그런 것인가? 이럴때마다 원문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지만 프랑스어라니…
– ㄱOO
…세상이 돌아가려면 소비가 발생해야 하고 소비인 즉 눈에 보이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의 순환을 의미하는 것이니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지만 이러나 저러나 한 번 사는 내 인생, 굳이 사물의 순환에 동참하고 싶지는 않네.
1) ‘적당히’ 살며 ‘적당히’ 소비해도 불행하고.
– ㄱOO
2) 열심히 살며 더 많은 것을 소비하고 소유해도 불행하고.
상황이 이렇게 암울해서야.
우리는 대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소유와 욕망 그 중간 어딘가에서 살아나가는 이야기”
– ㅂOO
책을 읽을 때 자주 책을 덮고 싶었다. … 작품의 주인공인 실비와 제롬을 완벽히 타자화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묘사로 뒤덮힌 1부 1장을 제외하면 너무나도 현재같아서 도저희 이 소설이 57년 전 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누구나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점, 그 욕망은 본질적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점에서 삶은 외면에서 내면으로 시선을 얼마나 잘 돌리느랴오 만족감이 결정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친구들이 단 하나의 성취가 부라고 할 때, 그들은 ‘부’만 없는 상태는 아니었을까?
– Oㅇㅇ
21세기 서울에서 제롬과 실비가 살았다면, 20대의 예쁘고 멋진 친구들과 놀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안목으로 V-log를 찍고,
“일하는 자는 분명히 더 이상 삶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일과 시간 사용에 대한 절절한 고백으로 SNS or 자기계발서로 부를 창출하게 될 지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너무나 어린 20대의 제롬과 실비, 친구들이 함께 일에 대해 고민하고, 무조적적으로 취향을 소비해보지 않는다면 30대, 40대에 탁월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리추얼의 종말처럼 생존하기 위해 삶의 의미를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이야기는 다르게 이어질 수도 있다.”
– ㄱOO
1960년대의 시대상이 아니라 2020년대의 인물을 담은 것 같다. 욕망은 크고 성취는 힘들며, 뒤죽박죽 섞인 욕망과 현실의 실현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람의 삶을 그린 이야기는 잔혹할 만큼 현실을 후벼판다.
한때 ‘해도해도부족병’이라는 제목으로 인생 1막 자서전을 쓰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곤 했다. …이 멈출 수 없는 가속도의 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고민 끝에 현재까지의 결론은 증기기관 가설로 귀결됐다. 최소 8시간의 노동으로 축적된 열에너지가 폭발적인 운동에너지로 변환되는, 마치 증기기관차와 유사한 메커니즘이 내 안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그것도 매일매일…! 이 가설이 맞다면 노예 신분을 벗지 않는 한 이 폭주는 높은 확률로 지속될 것이다.
– oOO
다시 한 번 사물들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것이다”란 표현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게 아닐까였다. …인물의 속마음을 추측하는 듯한 어투가 몰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 OOO
…최근 느끼는 것은 돈이 부족하게 되면, 사람이 무의식적 측면에서도 제약을 많이 받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평상 시에는 의식하기 어렵지만, 한 번 의식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부풀어오른다.
시간과 예산의 제약 없이 갖고 싶고 누리고 싶은 것으로 내 집을 꾸린다면 어떤 형상이 될까? 무엇으로 채워질까? 물욕은 해소가 될까? 궁금해진다. 상상력이 빈곤하여 그려지지는 않는다. 한편 일로써 그런 기회를 여러 번 가질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 ㄱ 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