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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문제, 노인문제, 가족제도의 위기현상등은 모두 우리가 맞고 있는 세대간 갈등의 맥락에서 설명될수 있는 현상들이다.
– 중앙일보 1982년 9월 3일자 기사, “세대간의 갈등은 피할수없는가…”-『사회변동과 세대차 연구』주제 세미나
저자는 90년대생 세대의 특징을 ‘간단함’, ‘병맛’, ‘솔직함’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90년대생들은 길고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고, 재미를 추구하고, 다른 사람이 불편해 한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세대입니다. 저자 나름의 관찰과 만남을 통해 잘 잡아낸 특징들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 세대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는 특징인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 오마이뉴스에 실린 서평, ’90년생이 온다’ 읽어도 절대 알 수 없는 것: [서평] 90년대 학번이 바라본 90년대생의 ‘진짜’ 직장생활
화제가 되었던 임홍택 저자의 책 [90년생이 온다: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과 그 정도는 아니지만 관심을 받고 있는 앤 헬렌 피터슨의 [요즘 애들: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는 좀 다릅니다. 전자가 기업 관리자 혹은 직장 상사의 입장에서 ’90년대생’이라는 ‘대상’을 더 잘 ‘다루기’ 위해서 쓴 것이라면, 후자는 그렇게 대상화된 90년대생(을 포함한 이른바 ‘밀레니얼’)이 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라 하겠습니다.
탈진 증후군(脫盡症候群) 또는 번아웃 증후군( – 症候群, 영어: occupational burnout)은 주로 작업환경에서 쓰이는 장기 피로와 열정 상실의 (이인화, 냉소) 심리학 용어이다. 번아웃(burnout, 이하 탈진 증후군)은 짧은 회복기간을 가진 동안 일에 너무 많은 노력을 소모한 결과를 뜻하기도 하나, 노이로제와 같이 특정한 개인적 성향을 가진 일꾼들이 탈진 증후군을 겪는 경향이 있다.
– 위키백과 “탈진 증후군” 항목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 WHO)에 의하면, 번아웃 증후군은 만성적 업무 스트레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에너지 고갈 혹은 소진의 느낌, 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생기고나 일에 대한 부정적 생각(negativism) 혹은 냉소(cynicism), 직무 효능 감소 등을 특성으로 하는 증상이 동반된다. (중략) 2013년 한국에서는 번아웃 신드롬이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2013년 12월 ‘매경이코노미’가 여론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과 함께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862명이 번아웃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2016년 말에 번아웃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불면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인데요(!).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전력을 다해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위해서, 한 달 정도 일터 근처에 숙소를 잡을 정도였거든요. 가을이었고,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난방이 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때 기억에 남는 하루는, 식사 할 시간도 없이 스물 세 시간 동안 일을 했던 날입니다. 오전 다섯 시 쯤이었나…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프로젝트의 일부로 완성된 장편 영화 파일을 내려받아서 시청하고 좋은 작업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메일을 보낸 뒤 숙소로 갔습니다. 음 그런데… 쉴 틈 없이 23시간을 죽 일했던 하루의 마감이 오전 5시…? 그렇다면, 저는 그 날을 오전 6시쯤 시작했던 것이네요. 😵💫
글을 쓰기 위해 잠시 과거를 돌아보기 전까지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이때가 기점이 된 것 같습니다. 저만의 리듬으로 좀 살아보겠다고 다짐한 것은 말입니다. 2017년의 시작과 함께 3개월 가량 휴대전화를 끄고 한국 밖으로 사라졌고, 그해 5월엔 일에 치여 시작하지 못하고 있던 트레바리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트레바리 모임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은 꽤나 ‘해 볼 만한 리듬’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 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보기도 했고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꽤나 엄청난 변화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네요. 거기서 몇 년이 또 지난 지금은 매일의 일상에서 평화를 찾는 명상-달리기맨이 되어버렸으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분명 ‘좋아하는 일’을 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던 걸까요? 군대 시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장갑차 안에서도 숙면을 했던 제가 불면증까지 겪었던 이유는? 3개월 동안 열심히 외유를 하고 나니, 통장 마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제가 그랬던 이유는 어쩌면…
좋아할 수 있는 직업은 사람들이 무척 탐을 내기에, 그만큼 지속 불가능하다. 너무나 적은 자리를 두고 너무나 많은 사람이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보상 기준이 점차 낮아져도 별다른 여파가 없다. 당신만큼 열정을 불태우며 당신의 자리를 대체할 만한 누군가가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복지를 대폭 축소하거나 없어도 된다. 연봉을 입에 겨우 풀칠할 수준으로 낮춰도 된다. 특히 예술계라면 더 문제없다.
– [요즘 애들] 중에서
아티스트 애덤 J. 쿠르츠가 트위터에 올린, “좋아하는 일을 해라”로 시작하는 금언의 새로운 버전처럼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라. 그러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구분도 경계도 없이 매 순간 등골이 빠지도록 일하게 될 것이며, 게다가 모든 일을 대단히 사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 [요즘 애들] 중에서
“궁극의 취향!”을 제목으로 하는 모임에서, 우리는 ‘좋아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 개인으로서의 나 자신, 그리고 그런 나를 둘러싼 껍데기와 구조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다음 링크에서 발제 포스팅들을 한 번 살펴보시죠! > 링크 <)
왜일까요? 시시각각 우리의 주의력을 약탈하기 위해 도사리고 있는 온갖 도구들에게 둘러싸인 오늘날, 나 자신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외부 자극에 ‘반응’하다보면 어느덧 우리의 시간은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사회는 커녕, 내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펴볼 틈도 잘 나지 않습니다. 구조 안에서 제시되는 선택지를 고르기에도 벅차서, 종종 주어진 선택지 가운데 뭐라도 선택할 여유가 나면 그것이 나의 진정한 바람이라고 착각하곤 합니다.
저자의 말을 빌자면, “이렇게 살 필요는 없” 습니다.
오늘 염두에 두고 나눠 볼 생각 거리
- 세대론, 이거 맞는 이야기일까요…? (이 책이 세대론에 기대고 있다는 말은 아님)
-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짧게 설명해봅시다. (지금 내가 어떤지 설명은 덤)
-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한 노력이 있었나요? 혹은 그래야 한다고 배웠나요…?
- 아니, 그래서 어쩌라는 걸까요…! (우리가 과연 뭘 할 수 있죠? 특히 나의 ‘취향’과 관련해서요)
독서 노트
“너에게로의 여행”
어쩔 수 없이 이 책의 서평까지 쓰신 임홍택님의 <90년대생이 온다>와 비교부터 하게 된다. …90년대생이 보기에는 이 책의 저자가 90년대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번아웃은 심각하게 일상생활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줄여 그들과의 관계가 멀어지게하는데 확실한 효과가 있다. 일만하는 바보같은 상태. (이어지는 제주도행 고민 이야기)
– OㅇO
“미국이나 한국이나 요즘 애들이 사는 ‘요즘’은 같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그런 글을 본 적이 자주 있다. 20대가 된 이후로 도무지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고. ‘선택장애’라는 (장애를 비하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한 때는 유행했던 단어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20대 성인이 된 90년대생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 ㅇOO
읽으면서 자꾸 반발심이 드는 독서 경험은 트레바리가 처음이었는데… 이 반발심이 내가 번아웃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임을 감지했다. …한계에 부딪힌 나를 자책하기 보다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구조를 볼 수 있게 되어 마음의 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일을 동시에 완벽하게 해내는 알파걸’이라는 나 자신에게 씌운 가면을 벗어던지기로 했다.
– oOO
“요즘 애들, 요즘 세상”
[요즘 애들]에 등장하는 많은 사례의 주인공들의 이름을 한국사람으로 바꿔서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이 이야기는 특정 국가, 특정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계속 정보를 모으고 읽기만 할뿐인지, 진정한 배우기와 사고를 진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해보게 되었다.
– OㅇO
구석기 시대에도 ‘요즘 애들은 안돼’라는 말이 있었다는 농담이 있을 만큼 흐르는 시간과 시대는 곧 세대를 구획한다. 당연한 거다.
– ㅇOO
계속해서 강화되어오고 있지만, 요새들어 더 심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는 시장자본주의적 분위기다. 효율성을 중시하고, 효율성이 부족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컨설턴트와의 미팅 이야기)
…지금 시점에서는 어떤 것을 바라보고 일할 것인가가 가장 고민이 된다. 결국은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 것 같다.
– ㅊOO
저자는 번아웃 상태가 단순한 일중독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질문을 던져온다. “나에게서 일할 능력을 뺏는다면, 나는 누구인가? 더 발굴해 낼 자아가 남아 있을까?”
“아무도 당신을 지켜보지 않을 때, 제일 저항이 작은 경로를 선택하지 않아도 될 때, 당신이 뭘 좋아하고 뭘 좋아하지 알고 있는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법을 아는가?”(316)
– ㄱOO
“쉬긴 쉬는데 이제 자기계발을 곁들인”
“있었는데 없어졌습니다 휴식”
…누적된 증발된 시간은 어느 날 그동안 나는 뭘했지? 라는 후회와 자책감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쉬면서도 오로지 쉼을 행하지 못했다. … 별다른 일정 없이 먹고 자고 티비를 보며 보낸 주말은 일요일 오후가 되면 일주일간 방전됐던 에너지가 초록색으로 충전 되었다는 개운함과 안도감 보다는 이래도 되나 싶은 죄책감이 들었다.
– ㄱOO
“무기회의 세대”
‘경제적 불안,’ 번아웃,’ ‘자본주의,’ ‘계급’… 평소에 자꾸 눈감아버렸던 단어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지더니 결국은 묵직한 돌덩어리가 들어온 듯 체할 것 같아 결국 책을 덮어버렸다. …저자가 결국 해결방안은 지치지 않고 변화를 주장할 정치인에게 투표를 하라니…
– ㄱ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