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 걸까요? 이번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의 저자, 이지혜 님은 투자를 배웠다고 합니다!
한편, 서동진님의 두 글부터 한 번 읽어봅시다.
- “미술관은 금융시장인가?” http://homopop.org/log/?p=1649
- “자본의 전당, 미술의 전당” http://homopop.org/log/?p=296
그리고 이것도.
- 미술의 ‘암호 화폐’ 열풍 (박재용, [아트인컬처] 2021년 5월호) http://www.artinculture.kr/online/3302
시간이 되신다면, 아래 동영상 강연도 한 번 봅시다. Hannah Wohl의 강연입니다. Wohl의 저서, [Bound by Creativity: How Contemporary Art Is Created and Judged](시카고대학 출판부, 2021)는 ‘컨템포러리 아트’의 가치가 어떻게 ‘창조’되고 ‘평가’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https://press.uchicago.edu/ucp/books/book/chicago/B/bo90478629.html
미술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요. ‘가격’은…?
Hannah Wohl이 쓴 2020년 논문 “Performing aesthetic confidence: how contemporary art collectors maintain status” (Socio-Economic Review, Volume 18, Issue 1, January 2020, Pages 215–233, https://doi.org/10.1093/ser/mwz041)은 뉴욕의 상위-중위-하위 계층 컬렉터들을 문화인류학적으로 조사한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컬렉터들은 한결같이 “난 작품을 ‘귀로 판단’하지 않아요. 전 제 ‘눈으로’ 가치를 판단하죠.”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서로 상대편이 어떤 작품을 가지고 있는지 치열한 탐색전을 펼치면서. ‘최상위’ 컬렉터들은 “난 돈이 상관 없는 사람이에요.”라는 태도를 견지하며, ‘아트 어드바이저’에 대해서는 모두들 짐짓 저어하는 태도를 취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도움을 은근히 구하면서… 말입니다.
미술과 돈.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NFT, 미술 시장의 효용, 컬렉팅, 미술과 자본주의, 궁극의 리미티드 에디션?)
생각할 거리
- 나의 소장 작품? 미술이 아니더라도… 나의 컬렉션은?
-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좋은 작품이 있으신가요?
- 이 책에서 실제 도움이 되었거나 실천해 보고 싶은 방법에는 무엇이있었나요?
이어서, 고은의 노트
얼마 전 동료들과 ‘지금, 서울의 미술’에 대한 토크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2021년 한해 한국 미술계 주요 뉴스를 꼽아 본 적이 있다. 오감 몰입형 전시, 패션 브랜드들의 현대미술 전시, 지속되는 신생공간, NFT의 출현 등 수많은 키워드가 난무했지만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건 한국미술의 새로운 아트 마켓에 대한 여러 풍문들이 었다. 올 한해만 해도 쾨닉, 다테우스 로팍 등의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한국에 론칭했으며,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또 다른 해외 갤러리들이 서울에 연착륙을 위해 분주한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알 수 있었다.
길지 않은 이력이지만 비영리 미술기관에서 주로 활동해 온 나 역시 최근 상업갤러리로 자리를 옮긴 건, 어쩌면 이런 커다란 흐름이 나에게 미친 영향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전에는 전시를 보러 온 친구이자 관람객에게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인삿말과 함께 작품의 의도나 전시의 비하인드 스토리 따위를 늘어놓았다면 이제는 작품의 내구성과 자산가치를 묻는 고객의 질문에 유려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나를 포함하여) 비영리 미술기관에 활동하는 큐레이터나 연구자들은 작품이 판매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매우 쉽게 간과하게 된다. 그것은 이들이 받는 ‘오래된 교육’ 때문인데, 그 모든 과정을 마치면 예술 작품은 ‘제품’이 되기에는 너무도 고상한 역사의 조각이자 ‘예쁘다’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고귀한 시대 정신이 된다. 내 사고 역시 이런 버릇?들로 여전히 구성되어있다. 특히 한국미술 시장의 경우 시장의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정확히 엇갈리는 경우들을 목격하며 ‘그 세계’에 대해 일종의 불신 또한 갖게 된다. 나 역시 거기까지는 ‘내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지내곤 했었다. 그런데 그 일이 이제 내일이 되었다…
아직은 어안이 벙벙한 상태인 나에게 ‘컬렉터 언니의 친절한 아트테크 스토리’는 아직은 낯선 ‘그분들’의 일부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부디, 모든 분들이 이와 같은 생각이 않니기를 바라는 부분들도 있었고, 현실과 다른 부분들도 있었다. 서두에 저자가 이야기한 2006년 소마미술관에서 열린 <파울클레>전시에서 나는 자원봉사 지킴이 일을 했다. 나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파울 클레를 좋아하지만, 그 시절 그의 작품 앞에서 느꼈던 생각과 오늘 내가 하는 생각은 어떻게 다를까? 잠시 멈춰서 질문하게 된다.
저자는 ‘안목’은 엄청난 백데이터들이 쌓인 결과라며, 아트테크에는 수작과 태작을 가리는 기준이 명확하다고 한다.
– COO
“친절하지만 친해지고 싶진 않은 컬렉터 언니”
투자 이야기를 하는 단톡방… 약 반 년 전부터 또 다른 아이템(?)이 자주 언급되기 시작했다. 바로 “미술”이다.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해서 대체 나는 어떤 부분이 이렇게 불편한 걸까..를 고민하다 음악인으로 생각을 옮겨보았다. 음악인들도 인기가 올라가면 콘서트나 음원 등으로 돈을 많이 버는데 이 부분에서 불편함이 느껴진 적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왜… 불편했을까.
..한팜 생각해보았는데, 음… 아마도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투자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내게는 꽤 불편했던 것 같다.
– P OO
“미술시장의 트렌드, 투자로서의 예술, 진정한 예술의 가치란 무엇일까”
…처음 아트페어에 갔었을 때 일반 전시회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자본주의의 냄새가 물씬 나는 장면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 LOO
예술에 대한 영적 감동에서 시작하여 현실적인 계산까지 이어지는 사고 흐름이 자본주의가 미술에 영향을 끼친 결과물인가 생각이 들었다. …이전 트레바리 모임을 통해 들었던 ‘올바른 관람의 태도’에 대한 말이 생각나서 이러한 시각도 있구나 겸허히 받아들였다. 미술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또한 미술이라 생각한다면 서로 다른 미술(시각)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감상할 요소와 포인트가 더 많지 않을까 싶었다.
– KOO
올여름 비슷한 책들을 여러 권 샀다.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샐러리맨 아트 컬렉터, 가난한 컬렉터가 훌륭한 작품을 사는 법, 그림쇼핑2,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 작은 돈으로 시작하는 그림 재테크, 나는 샤넬백 대신 그림을 산다, 월 10만원 그림투자 재테크… 8권 가운데 2-3권 정도만 살 걸 후회했다. 그래서 이번 모임 책은 빌렸다. 웬걸 이 책은 사야했다.
– JOO
큰 미술 축제… 근데 아트페어는 같은 미술품을 다루는데도 불구하고 느낌이 완전 달랐다. 특히 광주 비엔날레를 생각해보면 그 곳의 작품들은 작가의 의도와 표현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아트페어의 작품들은 소장하고프게 만드는 심미적인 면과 시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통 유동성의 마지막 행선지가 미술시장이라고 한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아트테크를 다루지만 ‘아트’의 중요성을 반복해가며 강조하기 때문이다.
(양도세 관련) …국세청의 골때리는(?) 여러 세금기준을 직간접적으로 접해봤지만 미술품에 매기는 기준도 독특하게 느껴졌다.
– OOㅇ
“아트테크 더 공부하고 싶은데 두렵다…”
“한마디로 문과, 이과, 예체능에 모두 능하면서 성격까지 좋아야 한다는 의미다” (132)
전시기획에 기획자로서 구매자와의 관계에 있어 갤러리스트로 역할도 해야 하는 경험을 해보니 이 부분이 왜 이렇게 공감갔는지, 이 일을 하고 살면 너무 힘들 것 같아 이런 일에 나의 적성이 없기를 바란 것이었는지 알 수 있었던 정확한 갤러리스트에 대한 설명이었던 것 같다.
– OOㅇ
“아트 컬렉팅 vs 아트 투자”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는 컬렉팅에 대한 정신과 철학에 대해 중점을 둔 책이었다. 이번에 선정된 책은 보다 실용적이고 그리고 날 것(?)의 욕망에 충실한 솔직한 책이다. …”소유하고 싶은 욕망”과 “시세차익을 내고 싶은 욕망” 중 어떤 것이 더 크냐에 따라 미술 컬렉팅과 미술 투자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처음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시작 전에 이 노선을 명확히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만나본 컬렉터들은 전자의 욕망이 후자를 압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소유/소장하고 싶은 욕망이 정말 정말 남다른 사람들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스타벅스 굿즈를 사기 위해 줄서는 사람들이 스타벅스 굿즈 컬렉터일까?
– KOO
외할아버지… 요즘 말로 표현하면 그 분도 일종의 아트컬렉터였던 셈인걸까? 투자보다는 향유에 목적이 있었으니 미술애호가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당할 것 같기도 하다. …’투자=부동산, 주식’이라는 공식이 익숙한 내게 아트테크는 조금 낯설다.
– SOO
“미술, 신진 작가, 컬렉팅, 돈에 대한 단상들”
(키아프 풍경에 대한 단상, 그리고…) 미술을 사랑하는 작가들이 계속 작품활동을 하려면 그림에 값어치를 매기고 사고파는 것이 꼭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니면 미술계에도 ‘부익부 빈익빈…?)
… <알고 있지만>의 웹툰 원작을 읽었는데, 미대생인 주인공과 주인공 친구들이 ‘아, 나도 독일어 배워서 베를린 갈 걸… OO선배 요즘 잘 나가더라’고 이야기하느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얼마 뒤 양혜규 작가에 대한 소식을 보며 정말 베를린에 가면 미술 작가로 성공하는 것이 (한국에서보다) 더 가능한 것인지, 한국 미술시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NFT에 대한 생각)
– COO
“관객으로 만나는 미술과 투자자로서 만나는 미술은 과연 다른 것일까?”
결국 좋은 미술이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이 장기적으로 투자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 아닐까? … 벤처 투자자분에게 들은 이야기… 꼭 어떤 회사 어떤 시기에 투자하거나 액수를 정해놓지 않지만 꼭 필요하고 좋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면 투자한다고…
– KOO
2020년 3월 코스피는 1600p가 붕괴됐고 리만 브라더스 사태를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주식 시장은 작용 반작용의 법칙처럼 곧 회복하리라는 확신을 했다. 그렇다 주식을 사야겠다. 그런데 한 번도 주식 거래를 해본 적이 없는… 계좌를 만들고 수일이 지났다. … 그러고 또 수일이 지나고 5월엔 이미 주가가 다 회복한 상태였다. … 잘 고른 책 한 권이면 되는 거였다.
– ㄱOO
“삐딱함 주의, 저를 낭만주의자라 욕하셔도 좋습니다”
…나는 미술과 연애만 하고 싶은가 보다. 뭐 연애만 하고 싶다고? 그렇다. 그래서 나도 가지고 싶다. 정말 사랑하는데 어찌 독점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 … 이 책에서 가장 징그러웠던 개념은 분할 투자였다. 분할투자엔 아름다움을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싶다는 최소한의 명분조차 증발된 거니까. 한두푼도 아닌 돈을 뭉텅이로 묶어놓으면 못해도 ‘본전 이상’은 뽑기를 바라게 되는 옹색하고 못생긴 마음이 어찌 생기기 않을 수 있을까.
…다른 건 되도, 예술은 안된다. 나는 그렇다. (여기서 주의할 것, ‘어디까지나 제 생각, 제 의견일 뿐’이라는 것.)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책의 작가가 반복적으로 사용한 ‘안목’이라는 단어를 압수하고 싶었다. 오를 작품인지 떨어질 작품인지를 일별하는 것을 두고 ‘안목’이라 칭할 수 있나. …랜덤 추첨에 가까운게 아닐까.
– ㅂOO
“나는 이 책에서 굳은살을 느꼈다”
…그리고 미술아냥을 다니던 시간 동안, 미술이라는 것에도 조금 굳은살이 올라왔나보다. 항상 크로스핏과도 같이 끝을 가보는 책을 만나다가, 갑자기 동네 한 바퀴 걷기와 같은 책을 만나니 조금은 민숭맨숭하고 뭔가 운동하다가 말은 느낌을 받는 걸 보면. 재테크와 같은 실용서 느낌의 이번 책은 그런 부류의 재미는 없었지만… 친절한 블로그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조금은 갸우뚱하는 부분도, 예술을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한 불편함 역시 같이 느껴지는 건 그 사이 생긴 굳은살 때문인가 싶다. 의식하지 못하던 사이에 조금씩.
– O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