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자립, [매거진 G ISSUE 1: 나란 무엇인가?]

코로나19를 뚫고 진행 중인 ‘취향의 자립/, 세 번째 책은 [매거진 G ISSUE 1: 나란 무엇인가?] 입니다.

발제 포스팅을 작성하는 지금, 제 책상에는 세 권의 책이 놓여져 있습니다. (1) 오늘의 책, (2)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유전자, 세균, 그리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특이한 힘들에 관하여], (3) [마음챙김의 배신].

(2)와 (3)에 관해 아주 간략히 소개하면, 우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나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아주 많은 것들 혹은 ‘타고났기에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실은 ‘후성 유전학'(생활습관, 음식, 운동 등에 따라 유전자가 수정 혹은 변형된다는 개념)의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마음챙김의 배신]은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그것의 기원에 해당하는) 불교에서 강조하는 도덕적인 시각을 ‘나만을 위한 것’으로 바꿔 상품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체제에 대한 순응을 유도하는지 다룹니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링크)
  • 마음챙김의 배신 (링크)

그래서,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부모의 유전자 조합과 어린 시절 교육, 식습관, 심지어 장내 미생물군의 영향을 받아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복잡한 메커니즘의 생물-기계일까요?

그렇지 않다면, 나는 ‘내려놓기’와 ‘마음챙김’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그러나 내일이면 다시 한 번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어려움을 겪을 존재인 걸까요?

혹은, 나는, OO대학교에서 OO를 공부하고, 지금은 OO이라는 직함으로 OO에서 일하는 누군가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가진 소유물이야말로 나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가 되는 걸까요?

사람들을 처음 만날 때, ‘나’를 어떻게 소개하시나요? 타인에게 나를 소개하지 않을 때, 내가 바라보는 나는 어떤 모습인가요? 그도 아니면, 나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파악하고 계신가요? 온갖 취향을 소비하고 있는 나, 혹은 내 취향이 무엇인지 헷갈려 하는 나는 과연 어디까지 내 자신일까요?

이것들은 ‘취향의 자립’에 있어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그동안 ‘취향있냥’이라는 이름으로 3년간 운영해온 모임을 ‘취향의 자립’으로 바꾸면서,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 meet me를 창업한 손하빈 님을 게스트 클럽장으로 모셨습니다. (처음 해보는 시도라,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함께 할 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실험 중입니다.)

오늘 모임은 하빈님과 함께 진행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하빈님께서는 아래와 같은 노트를 공유해주셨어요.

  1. 매거진 형식이다보니 나의 생각을 흔드는 이야기가 있었던 부분을 공유하면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 같아요.
  2. 나를 규정하는 것이 무엇인가 같은지 서로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퍼스널리티의 작은 역사를 보면 직업도 아니고, 하나의 정체성도 아니고 변화하는 존재라고 하는데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정의하는지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3. 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세우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라는 세계가 확장된다는 이야기가 <느낌의 시작과 경계의 진화>에서 나왔는데, 지금 나의 세계를 공고하게 만드는 경계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깨보고 싶은 경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 경계 속에서 사실 취향의 향유도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4. 건축과 관련되어서 ‘나’를 이야기한 챕터도 있었는데, 나를 담는 공간, 나를 닮은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자신의 집, 자주 가는 공간, 좋아하는 공간으로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위의 내용에 덧붙여 (시간이 허락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소속이나 지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추구하는 가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경험 등을 통해 자신을 소개해보았으면 해요. 서로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모임의 다른 구성원들을 소개해보는 것도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