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이미지: “The food writer Bee Wilson enjoys a vegan burger. Photograph: Karen Robinson for the Observer” – Guardian 지 기사에서 (링크)
“소비는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리는 알리는 방법 중에 하나인데, 지금 우리는 소비를 통해 음식은 그리 중요치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p. 170
여러분, 오늘 어떤 음식을 드셨나요?
발제 포스팅을 후다닥 마감 중인 지금, 저는 일 주일에 3~4번은 들러 일을 하는 집 앞 카페에 저만의 컵을 가져와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시고 있습니다. (책의 저자인 비 윌슨에 따르면 ‘물이 아닌 음료’이자 ‘사실은 꽤 열량이 높은 음료-음식’이죠!)
책을 읽으며, “이게 내 취향이야”라고 선택되어 왔고, 선택하고 있는 것들이 과연 “진짜” 취향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경제적 조건 앞에서 가장 선택하고 싶었던 것을 포기하고 차선을 선택한 적이 과연 없었을까요. 저 역시도 정말 먹고 싶던 피칸과 브라질 너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몬드를 선택하고, 바나나가 질리고 물려도 비싼 아보카도 대신에 수십 송이에 3,000원 하는 바나나를 선택하고 있는 걸요.
– CㅈO
이 책을 읽기 전에 있었던 일인데요, 제가 지난 해 알게 된 가장 놀랍고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지식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세계 아보카도 협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발제 포스팅을 작성하며 들어가보니, 그 사이 웹사이트가 제가 보았던 작년의 버전보다 훨씬 세련되어졌고 무료 아보카도 e북, 지구를 아보카도 모양으로 만든 유튜브 홍보영상까지 업데이트 되었어요. 하지만 저를 놀라게 한 건, WAO(World Avocado Organization의 줄임말)가 전 세계 사람들을 아보카도 소비자로 교화시키기 위해 세운 계획이었습니다. 세계 아보카도 협회가 보기에, 지구상의 여러 나라들은 여전히 아보카도의 지배를 당하지 않고 있으며, 정복의 가능성이 충만하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아보카도가 건강에 좋다는 메시지를 갖가지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대체 왜일까요? 아마, 이 모든 건 지구 정복을 꿈꾸는 아보카도 협회의 ‘큰 그림’ 아래 이뤄진 일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한다고는 생각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세계 아보카도 협회 홈페이지를 구석구석 살펴보면, 협회의 회원들이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지구 정복을 위해 차근히 준비해왔음을 알 수 있어요.)
70년대만 해도 공급자 위주의 생산 패러다임이 존재했다. 무엇을 만드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만드냐가 중요했던 시대다. 큰 고민 없이 생산하면 팔리는 시대였고, 소비를 공급이 충족하지 못하던 때였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가? 생산 방식의 발전은 우리가 필요한 것보다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만들었다. 소비보다 공급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만드는 사람이 공급을 줄일 수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늘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은 것들을 생산하며 팔아야 한다라는 것이 생산자의 숙명이다.
(중략)
책에서 이야기하는 13가지 전략을 조금 러프하게 정리해보면 (1) 본질에 집중하는 것 (2)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 (3) 각 시도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일 것이다.
– COH
“음식이 곧 정체성이라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다중 인격자다.” – p. 264
정말, 세상은 더욱 풍요로워진 것 같은데, 그리고 전 세계 온갖 종류의 다채로운 음식을 먹게 된 재미도 늘어난 것 같은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의 식단이, 식습관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한식을 찬양(?)하는 저자의 태도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으며, 좋은 음식을 균형있게 먹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나쁜 음식도 줄여보겠다 다짐해본다.
– OJO
“우리가 대두유를 이렇게 많이 먹고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인 공급체인이 우리가 먹는 식품의 종류를 바꿔버릴 수 있을만큼 막강한 힘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 p. 145
책을 읽으며, 저는 되도록 ‘초가공식품’을 피하고, 되도록이면 기름을 줄이고, 되도록이면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먹고자 애썼습니다. 결과는 = 몇 주 동안 ‘뭐든 다 구워먹기’에 집착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주말이면 갑자기 떠오르는 후라이드 치킨의 유혹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또 하나 좋아하게 된 것이 있다. ‘요리하는 시간’이다. (바이러스는 여러 사람을 슬프고 힘들게 하기 때문에 ‘덕분’이라고 하기는 싫다.) 사실 내가 하는 것은 요리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무언가를 차근차근 만든다는 것의 행복함을 알게 되었다.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느긋함을 즐기는 것이 포인트다.
(중략)
조금 더 살다보니, 취향이라는 것은 내 주위의 것들과 나에 대해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새로운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보며 매력을 찾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 JOK
“영양학적 측면에서 인스턴트 라면은 사람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대신 오히려 좁히고 있다.” – p.151
저는 새로운 레스토랑에 도전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중략)
책의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드는 생각은 내가 모든 나의 끼니를 즐겁게 소비하고 있는가? 였습니다. (중략)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진정한 나의 취향을 찾고 싶은 것이 목표였는데, 사실 시간과 편의라는 핑계로 제 일상에서 취향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OOO
과연 우리에게 주어진 수 많은 선택지는 정말로 다양성을 띠고 있는 것일까요? 책을 읽으며, 저는 ‘선택의 환상’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 사실 나는 점점 더 대충 먹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먹는 것에 투자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나는 점점 먹는 것에 대해 무신경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 KOO
“말 그대로 무엇이든 먹어도 될 때 우리 몸과 정신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선택의 자유는 특별하지만 동시에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p.169
일견 무한해 보이는 선택지 앞에서, 사실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은 몇 가지 안되는 제조사 혹은 재료의 조합으로 이뤄진 ‘초가공’ 상태의 무언가로 수렴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음식 (혹은 식재료) 가운데 99%가 ‘비비고’에서 만든 ‘식사’일지 모른다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을 해봅니다.
“나도 내가 그러려고 한 게 아니라…”
…이 식사는 보통 20분 내로 끝난다. 나 자신이 싫어졌던 이유는 이 직업을 내가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이런 식습관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식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직업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당장 그럴 수 없는 내 상황을 비판하며 내 탓으로 몰고 갔다.
(중략)
내가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는 Balance다. 이 균형을 내 식습관에 적용해보자면, 그동안 내가 가져왔던 식생활은 초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정크푸드 쪽으로 치우쳐있었다. 치우쳐있던 중심을 바로 잡으려면 반대편에 서 있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및 슬로우푸드의 지분을 배로 늘리는 수 밖에! Let’s stay healty!
– KOㅁ
2020년의 5, 6, 7, 8월. 네 달 동안, 함께 ‘취향’을 둘러싼 것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우리의 관찰과 참여, 실험은 주로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것/사는 곳’을 중심으로 진행될 거에요. 주제에 관련한 책을 읽고, 가능하다면 그와 관련된 곳을 방문하거나 뭔가를 함께 해보기도 할 겁니다.
이제 각자 자기소개를 해보도록 합시다. 무슨 일을 하는지, 지난 한 달간 뭘 하며 지냈는지, 오늘 뭘 먹었는지도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자기 소개에 앞서 위 발제 포스팅을 함께 읽어보려고 해요.)
자기 소개 후에는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런 뒤, 아래 질문들을 함께 생각해봅시다.
- 음식을 자주 만들어 먹나요? 가장 최근 만들어 먹은 음식은 무엇인가요? 나의 ‘소울푸드’는 무엇인가요?
- 나의 ‘음식취향’은 무엇일까요? ‘이것만큼은 먹을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국가와 문화권을 가리지 않고 비슷한 제품과 컨텐츠를 소비하고, 비슷한 지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우리 또한 그러한가요? 음식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