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아냥 – [영혼의 미술관]

  • 포스팅 커버 이미지: 2015년 청주공예비엔날레 – 알랭 드 보통이 ‘기획’한 특별전 “아름다움과 행복의 예술” 전경.

2019년 9~12월 시즌의 두 번째 모임입니다. 첫 모임에서 읽은 [래디컬 뮤지엄]에 이어,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Art as Theraphy)]를 선택한 것은 사실 조금 복잡한 이유가 있습니다.

송고은, 박재용 두 사람이 “트레바리 모임이 아니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을 한 번 골라보기로 하고 작심한 결과물이 바로 [영혼의 미술관] 이거든요.

왜 고은, 재용 두 사람은 트레바리가 아니었다면 보통의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송고은, 박재용 사이에 오간 대화, 노트 중에 일부를 공유해봅니다. (주로 송고은이 남긴 것)

  • “돌아보니, 나는 백종원의 음식에 대해 우려를 표한 꼬장꼬장한 음식 비평가의 모습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 “보통이 의뢰한 작품의 목적은 내가 작품을 설명할 때 사용하곤 하는 언어와 일견 비슷하다. 그러나, 예술가들이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작품을 제작하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리고 오늘의 현대미술 작품이 그런 ‘의뢰’에 의해 만들어 질 수 있는지 역시 의문이다. 보통이 말하는 예술은 무색 무취의 매끄러운 캡슐로 포장되어 있는듯 하다. 나는 예술이 여전히 모호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길 바란다.”
  • “그는 이들의 금수탑 시리즈를 보여 ‘여기서도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가?’라고 묻는다, 그리고 이들의 작품은 도시의 풍경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유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나는 이 대목에서 미니멀리즘 회화를 보면서 바다가 보인다며 감상에 잠겼던 누군가가 떠올랐다. 그때 나는 ‘그래, 미니멀리즘 작품들에서도 눈물 짓는 너의 능력이란…’ 하며 몰래 입을 삐죽거렸다.”
  • “그의 이런 주장은 ‘예술이 무엇을 하는가?’라는 그의 생각에 근거한다. 이 장에서 그는 ‘예술이 우리의 상심한 마음을 어떻게 위로하는가?’ 라고 묻고 있다. 그의 질문은 예술에게 그리고 대중에게 모두 매혹적이지만 그의 대답(위 단락의 마지막)은 미술의 역사와 고고학을 전공한 사람들, 그리고 교육자들에게 당혹감을 줄 것이다. 마치 자신의 아이의 홈스쿨링을 하며 ‘우리 모두 배웠으나 아무도 기억하는 이 없는 지식은 불필요하다’며 역사와 고전의 ‘사실’을 가르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어이없는 부모와 같다.(나는 화가 난게 아니다.)”
  •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을 보고 ‘감동’ 받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서 피하세요!”

오늘의 모임은 이렇게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 근황 업데이트 / 자기소개 (1인당 제한시간 5분)
  • “러시아행복플랜” 이야기 잠깐
  • 책 전반에 대한 의견 공유 (내용, 번역, 무게, 디자인 등)
  • 적절한 시점에 쉬는 시간, 기록 사진 촬영
  • 세 가지 생각의 지점 공유
  • 👈🏻 이를 염두에 두고, 올려주신 독서노트 발췌문 함께 읽고, 의견 교환
  • 번개추진위원회
  • 마무리 발언
  • 오후 6시~6시 반 사이 모임 종료

  1. 박재용, 송고은은 왜 보통의 책을 불편해 할까?
  2. 책 86페이지(보급판 81페이지)의 미술관 작품 설명에 대한 부분. ‘작품 캡션’은 어떻게 쓰여져야 할까?
  3. 책 234페이지를 보라. 예술은 보통이 말한 ‘목적’대로 제작할 수 있는 걸까?

예술에 대해 너무도 노련하게 풀어놓은 책이었다.

기억, 희망, 슬픔, 균형회복, 자기 이해, 성장, 감상 7가지 기능에 대한 정리는 한 자 한 자 내 머리에 넣어두고 싶었다.

– 김ㄱ% (놀러가기)

취향있냥’이 던진 질문이 ‘세상 속 내 존재’를 깨닫게 하는 것이었다면 ‘미술아냥’의 질문은 현대미술의 화두들을 토대로 눈을 뜨게 만들어 주변을 밝히는 것이었다. ‘취향있냥’은 있는 것 – 존재의 문제를, ‘미술아냥’은 아는 것 – 인식의 문제를 제기했다. (중략) 나는 예술의 한복판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 사람을 바꾸는 예술은 세상을 바꾸는 예술이다. 아기는 부모의 도움으로 성장하여 변하는 존재에서 변화시키는 존재가 된다. 이제 나는 세상을 바꾸려 내일도 출근한다. 거기에도 무수한 세계가 있지 않은가.

– 서ㅈ% (놀러가기)

돈의 가치가 지나치게 우선시되는 목표 지향적 경쟁 사회. 이곳에서 ‘그냥 하는 일’이란 없다. 늘 필요와 효율을 증명해야 한다. 미술도 마찬가지. 우리는 미술을 왜 하느냐 묻는 사람들에게 합당한 이유, 확실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을 납득시키기 위해 억지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미술의 효용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실제로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의 글은 그래서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을 한 방 먹일 수 있다는 점에서.

– 김ㅌ%

대중성. 전문성.
이 두단어는 상보적인 의미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 성질을 이해하면 예술이 대중에게 조금 더 친숙해질 수 있다.

긴 선분을 긋고 양쪽 끝에 각각 대중성, 그리고 전문성이라는 단어를 적어보자.
대중은 왼쪽 끝, 예술가는 오른쪽 끝 근처 어느 지점에 존재한다.

– 유ㅈ%

이 책은 예술과의 만남이 기대한 바대로 이루어지진 않는 이유(문제)는 일차적으로 개인에게 있지 않고, 주류 예술계가 예술을 가르치고, 팔고,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고 얘기한다. 예술은 관람자를 인도하고, 독려하고, 위로하여 보다 나은 존재 형태가 되도록 이끌 수 있는 치유 매개라고 제언하며, 우리가 가진 7가지의 심리적 취약점을 다스리는데 필요한 기능을 한다고 얘기한다.

– 이ㅁ%

그 동안 미술은 전문가의 분야이고 장벽이 높은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감상을 할 때 이면에 깔린 배경지식을 많이 알아야 제대로 된 감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오히려 예술을 치유의 도구로 삼고, 예술작품이 나 자신, 인간과 어떻게 공명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예술을 접할 때, 마음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 같아서, 앞으로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예술을 마주 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ㄷ%

이론적인 설명 보다는 뭐라 표현하기 쉽지 않지만 삶의 일부분인것 같은. 내 주변인들 중 예술 특히 미술 애호가들의 대부분은 미술을 통해 치유를 바라는 이들이 많기에 책을 처음 읽기에는 조금은 낯설음이 느껴졌다. (중략) 제스퍼 존스의 맥주캔과 더불어 오스카 와일드가 당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까지 런던엔 안개가 없었다.” 고 표현한 부분은 우리의 삶 속에 무수히 많은 것들이 우리의 감각을 일깨워 줄 수 있는 힘들 가진 예술이고 위대한 예술의 힘이라고 설명한다.
여러 기능에 대한 설명 중에 나는 삶 속에 숨어 있는 예술의 힘에 대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였고 그 동안 예술을 통해 삶을 느끼고 배웠다고 생각했다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인간의 삶에서 비롯된 예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 조ㅎ%

하지만 이런 생각중 튕겨져 나온 스파크가 있다면. 빠른 속도를 맞추기 위한 균형의 일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붙잡는 행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저번 시간에 읽었던 ‘레트로 매니아’에 내용처럼. 우리는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수많은 라떼(?)들을 보관하고 시간 날 때마다 소비하기 시작하였다.

– 임ㅈ%

그러나 우리가 미술관에 갔을 때 느끼는 감정은 그렇게 멋지지 않다. 오히려 작품 앞에서 뭔가를 못 보고 있거나, 놓치고 있다는 초조함에 사로잡힐 때가 더 많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일을 더 많은 정보를 캐내는 과정이라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술 작품이 만들어진 역사적, 공간적 배경을 이해하면 작품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를 캐내는 것이 지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그래서 예술 작품이 나에게 어떤 의미이며 우리의 생활과 관계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게 된다.

– 곽ㅁ%

그리고 알랭드 보통의 책들을 검색하던 중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미술이… 예술이… 나의 내면의 부족한 것, 현재 결핍되어 있는 것을 채울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 고ㄷ% (놀러가기)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백종원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리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간단하고 쉬운 레시피를 통해 우리를 격려하며 새로운 음식의 세계로 인도하는 사람이 백종원이라면, 우리의 고달픈 인생에 대하여 명료하고 독창적으로 안내해주는 사람이 바로 알랭 드 보통이다. 책마다 조금 비슷한 이야기가 많은 듯도 하지만, 비법 소스처럼 맛깔내게 무쳐내는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재미있는 분석과 접근을 들려준다. 하물며 미술이라면 더더욱 재미있겠다 싶어서 읽은 지 어느덧 5년이 넘었다. 사실 내 미술생활의 새로운 시작점이었다.

– 손ㅎ%

예술이라는것이 얼핏 봤을때, 정말 우리가 이 사회에서 생존하는데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으로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예술이 생존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것이다. 하지만 알랭드보통은 책을 통해 예술이 생각보다 세상에 깊숙이 관계되어있으며, 우리가 그런 예술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면 우리 삶에 직접적이고 유의미한 이익을 가져올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 김ㅈ%

삶은 우리의 욕망에 대해 박하기때문에 미술 작품에서의 아름다운 광경은 더없이 소중하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현실에서의 삶이 충분히 만족스럽다면 그만큼 예술에서 이상적인 풍경을 향유하려는 마음이 줄어들 것이다.
삶의 균형을 위해 예술이 존재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근에 읽은 글이 생각났다. 자신을 낮춰야만 가능한 일들이 있는데,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나오는 신은 자신을 특수한 개인으로 칭송받고 떠받들길 바랄 때는 죽음의 위험에 처하다가 결국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누군가인 ‘썸바디’가 되어 자신을 낮추어야만 살 수 있었다. 

– 조ㅇ%

상식이 부족해서 일지 모르제만 알듯말듯한 표현들이 가지는 잘 숨겨진 농담들 일수 있으며
그로 인해 종이에 살이 베어지듯 날카로운 이야기들을 담은듯 하긴 한데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가 되어서 작가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는 망상을 해보기도 한다.

– 윤ㅇ%

지난번 대림미술관에서 기획한 날씨 관련 전시를 갔을 때는 친구와, 그래 고상한 위의 어떤 분이 고르신거이니 우리가 이해못하는게 분명해.
라고 이야기했던 기억도 있다. 생각해보면, 멀고도 가까웠던 미술. 예술. 내 속에서 예술은 그런 것이었던 것이다.
알랭드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을 읽으면서,(다 읽지는 못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예술의 7가지 주제.
‘ 예술은 기념하고 희망을 주고 고통에 존엄하게 공감을 취하고, 균형회복과 길잡이 역활하고 자기 이와 소통을 돕고 감상을 고취하고 그 지평을 넓히고자 할것이다.’

– 정ㅇ%


Posted

in

,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