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아냥 – [래디컬 뮤지엄] – 팔로업

2019년 9월 시즌 첫 번째 모임.

  • 모임에 참여한 멤버들의 동의를 구하여, 팔로업 노트에 접속 코드를 부여하지 않고 공개하기로 결정.
    • “좋은 것을 닫아둘 필요가 없지요”.
    • 다음 번 책부터는 발제문도 비밀번호 없이 오픈하기로 함.
  • 클레어 비숍의 [래디컬 뮤지엄]을 읽고 의견을 나누었고, 대체로 “두께는 얇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았다”는 총평.
  • 첫 만남이라, 자기 소개에 많은 시간을 썼음.
  • 댄 퍼조브스키Dan Perjovsky가 이 책에 실린 삽화를 맡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 나누지 못 함.

클럽 소개:

살아있는 미술을 다루는 곳. 말하자면, 르네상스를 알고 싶다? 이런 건 유튜브를 보시면 된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걸 우리가 굳이 할 필요는 없다 = 우리는 현대 / 동시대 미술 이야기를 한다. 더 나아가, 동시대 예술contemporary art를 다룬다.

  • 이번 시즌부터는, 박재용이 진행하던 클럽에 송고은이 합류하여 ‘더블 클럽장’ 체제로.
  • 클럽장인 박재용과 송고은은 각각 기관 비소속/소속 큐레이터. 함께 심포지엄을 하면서 알게 된 동료. 2017년부터 트레바리 모임을 진행한 박재용이 관점의 다양성, 성별의 다양성을 증진하고자 2019년 9월 시즌에 송고은을 “더블 클럽장”으로 초대. (클럽장이 두 배로 늘어난 대신, 강사료는 반으로 줄어듭니다!)

파트너 소개:

본업은 8년 차 브랜드 디자이너. 여러 시즌에 걸쳐 이 클럽의 파트너를 맡고 있음.

‘고인 물’ 멤버들의 클럽 소개:

  • 독서 모임 뿐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는 모임. 번개 형식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많아요. 참여를 통해 얻을 게 많음. 고전 미술, 과거를 넘어선 동시대의 미술-예술을 이야기.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 클럽장이 소개하는 준 책들이 알려주는 미술-예술 세계의 말하는 방법들, 접근법들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미술을 글로만 보면 답답할 때가 있는데, 그런 텍스트가 구체적으로 미술과 어떻게 연관 되는지 볼 수 있고 설명을 들을 수 있음. “인식의 확장”.
  • 클럽은 ‘미술’을 다룬다고 되어 있지만, ‘현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현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이 없는데, 예술을 통해 현실과 현재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많다. + 매번 모임 전에 미술 전시를 보러 많이 가는데, 재용님과 함께 여기저기 가면서 작은 규모의 재미있는 것들 많이 보게 됨. 책으로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고, 전시를 함께 보는 것도 –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니 – 좋다. (재용: 예를 들어, 지난 시즌 한 모임에서는 토요일 오전 11시 쯤 만나 전시를 두어 개 보고, [심지어 모임 시간을 조금 뒤로 미루고] 오후 2시에 서울 시립 미술관에 가서 강연을 듣고, 오후 4시 반부에 모임을 시작해 저녁은 피자로 해결하며 책 이야기를 함.)

(네 달간 만나 책을 읽고, 소모임 활동을 할 멤버들의) 소개:

유ㅈO
연구자. 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 태양 전지 연구.

  • 과학 공부하면서 느끼는 인문학적 깨달음이 있어요. 예전에 “예술과 과학”이라는 주제로 트레바리 해본 적이 있는데, 예술과 과학의 탐구가 그 끝에서 만난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미술아냥에 조인했습니다.
  • 랜덤 질문: 여행 좋아해요?
    가고 싶으나 갈 기회가 많지 않음. 같은 연구실 사람들과 계곡이나 다녀오는. 하지만 새로운 경험 좋아해요.
  • 다른 멤버들의 질문:
    태양 전지 앞으로 괜찮아요? = 시장 부침에 상관 없이 사명을 가지고 연구하는 것. 태양 전지를 예술화하고 싶다. 용액으로 프린팅 할 수 있는 태양 전지를.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을 보면, 공학적인 작품에도 결국 예술성이 들어가야 가치를 발할 수 있다. / 용액으로 태양 전지가 가능? = 저온 생산과 유연성이 장점. 연구 중.

김ㅌO
연구자. 자연과학 분야.

  • O년 전에 “미술아냥” 클럽을 참여했다가, 다시 돌아옴. 그때는 대학원생이었고 지금은 연구자가 직업. 추상적 숫자에 대한 이론을 다루다 보면, 미술계에 대해 뭔가 모를 동질감을 느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런 거 해서 뭐하냐?”라는 소리를 듣는 분야라는 점에서.
    혼자 미술 공부를 해보았는데, 미술 공부가 수학 연구에도 영감을 주더라. 그러다가 “미술아냥” 모임에 참석해 만족했던 기억. 그리고 지금은 2년 전보다 여러모로 좀 더 안정된 상황이라 디시 참여. + 2년 전과 지금 내가 느끼는 미술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서 이번 시즌 참여.
  • 랜덤 질문: 점이나 운세를 믿나요?
    별로 안 믿는 것 같아요. 사람 심리라는 게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미묘해서, 작은 것에 혹하고 휩쓸릴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자기 편향이 큰 점이나 운세보기가 위험하고, 믿으면 안된다고 생각.
  • 다른 멤버들의 질문:
    어떤 분야 연구? = 숫자를 다루는 학문. 기하 쪽. 추상적인 걸 다루는 분야. 그래서, 연구 중에 종종 미술 작가들도 이런 느낌일까? 라고 종종 생각. / 2년 전에 미술아냥 하시고 이후 어떤 클럽 ‘전전’? = 문학에 관심 있어서 민음사 클럽 참여 (이후 해당 클럽은 없어지고 다른 클럽에).

손ㅎO
로봇공학 전공 후 연구원으로 일하는 사람.

  • 여러 시즌에 걸쳐 “미술아냥” 참여 중. 원래 사진에도 관심 많음. 그래서 미술/예술을 더 알고 싶은 마음. 지난 시즌을 해보니 더 많이 알고 싶어짐.
  • 랜덤 질문: 조금 별난 취미가 있나요?
    맥주 사랑. 3개월 동안 맥주 만들기 배워보기도 함. 벨기에 맥주를 좋아해서 맥주 마시러 1주일 정도 벨기에에 휴가를 가기도. 산 속에서 차가 펑크나서 조난되었다가, 중세 옷을 입고 축제를 벌이는 마을에 가서 10년 숙성한 맥주를 먹어보기도 함.
  • 다른 멤버들의 질문:
    어떤 맥주가 제일 맛있었어요? = 맥주를 어떤 상황에서 마시는지도 중요한 듯 해요. 최근에는 “서울집시”에서 마신 “코끝에 여름” 이라는 맥주. “블랑”의 고급 버전? 벨기에에서는 “페네포트”라는, 요트가 그려진 맥주가 가장 훌륭했다. 수도원 스타일의 맥주에 럼, 위스키 숙성시킨 통에서 한 번 더 에이징을 거친. 그러나 가장 맛있었던 건 훈련소에서 행군 끝난 뒤 마신 맥주 500밀리 캔. 108킬로미터 행군 직후에 마신.

곽ㅁO
스타트업에서 매니저. 그 전에는 에디터로 근무.

  • 트레바리에 대한 관심이 우선 있었고, 공부를 하는 느낌으로 축적하고 어려운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해볼 수 있는 클럽을 원했다. 개인적으로는 미술관, 공연 관람을 좋아하는데, “전시는 보는 사람이 느끼는 만큼 느끼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 공부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인.
  • 랜덤 질문: 누군가를 위로해주는 나만의 방법?
    주로 위로 받는 쪽이긴 하지만 – 예전에는 고민을 들으면 솔루션을 제안하는 쪽에 가까웠다면 요즘은 그런 때 그저 같이 있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 최근에 들은 말: “힘든 때였는데 시간 내어주어 고맙다.”라고 했더니 “누군가 너와 함께 있는 건 너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음 쓰지마라.” 라고. 그래서 요즘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야 겠다.’ 라고 생각.
  • 다른 멤버들의 질문:
    커뮤니티 매니저란? = 가장 큰 건 오프라인 프로그램 기획을 하는 사람. 근무하는 곳에서의 일이, 커뮤니티라 불려질 만df한 형태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온오프라인을 가로지르는.

최ㅍO
원래 현대 음악 작곡가. 한국에 국악 공부하러 왔다가, 한국 영어 공교육 관련 일 하는 중이고, 집필에 9년이 걸린 교재가 곧 출간. 끝난 뒤 본업으로 복귀하려는 과정에 있고 – 독일에서 있다보니 언어란 음악과 구조가 비슷하더라.

  • 독서 클럽은 처음. 지난 9년 간 사람을 거의 안 만남. 가족 중에도 미술하는 사람들이 있고, 대화를 좋아하는데. 몇 년간 일만 하며 주변에 대화 나눌 지인들이 사라진 느낌.
  • 랜덤 질문: 문학 vs 비문학?
    마음이 끌리는 건 문학, 읽으려 노력하는 건 비문학. 문학 작품은 읽기 시작하면 확 빠져들기 때문에…
  • 다른 멤버들의 질문:
    • 클래식 음악 하다가 국악 배우고 싶었던 이유? = 동시대 음악은 정해진 구조 보다는 새로운 구조 만드는 일. 어렸을 때 부터 국악을 들으면 “처음 듣는 건데 익숙한 소리가 왜 많지?”하는 느낌. 한국에 와서 국악에서 끌어내고 싶은 소리가 많았다.
    • 실제로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해요. = 매일 열심히 악보를 쓰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생각이 전환이 되면’ 소리가 많이 바뀌어요. 그래서 다른 경험을 많이 하는 편. 철학이나 과학같은 다른 분야를 읽으며 거기서 실타래를 꺼내서 구조를 본다거나. 악보 대산, 그림처럼 이미지를 만들며 거기에 소리를 입히는 식? 멜로디보다, 소리 자체의 퍼짐이나 울림 같은 걸 좋아한다.
    • 영화에서 스토리보드나 콘티같이 하는 건가요? = 영상같은 이미지는 아니고요. 듣는 사람 입장을 생각하기 보다, 음악 자체의 한계를 깨고 넘어가려 하는 것. 심지어 그걸 구성하는 방법 부터도. 물론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피곤할 수 있죠.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어를 계속 들으면 피곤해지는 것처럼. 어떨 때는 책을 읽으면 그 안에서 ‘소리’가 들려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차들이 늘어선 걸 보면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요.

조Oㅅ
교사. 초등학교. 초등교육과를 나와서, 컴퓨터교육을 심화로 했지만- 초등학교 담임은 열 두 과목을 다 가르칩니다.

  • 지난 시즌에 트레바리 모임 중 ‘체험독서’를 했다. 트레바리를 하는 중요한 이유: 혼자였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책 읽기. 주변 친구들의 8-90%가 교사라 좋은 점도 있지만, 다른 분야의 다양한 이야기, 사람들 만나기 어려움. 완독 후 뭔가가 남는 독서. 그래서 클럽장이 있는 클럽을 하고 싶었다.
  • 랜덤 질문: 지금 내 장바구니에는 무엇이?
    액티브한 걸 좋아해서, 두 달 째 수상스키 수트 구매 고민 중. 스스로에게 질문 중: 지금 내가 너무 즐거움에 취해서 이걸 사려는 거 아닐까?
  • 다른 멤버들의 질문:
    • 초등학교는 어디 보내야 하나요? = 정답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무엇보다 위치가 가까운 게 좋은 듯. 공립초등학교도 요즘은 다 좋습니다.
    •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준비할 게 있나요? = 감각적 경험도 훈련을 통해늘어날 수 있어요. 일기 쓸 때 ‘뭐 했는지 써보세요’가 아니라, ‘오늘 하루를 세 가지 감각을 넣어서 써볼래?’라는 식. 내가 느낀 것에 대해 말이에요. 이게 어디까지 연결이 되냐면, 정서적으로도 좋아요. 꼭 글로 쓰지는 않아도. “자신의 감각을 표현하게 하는 것”.

15:50 더블 클럽장 송고은 도착

자기소개:
보안여관(링크) 근무 중. 미술 일을 하다 보니 평소에 미술 작가들 아니면 박재용같은 미술 동료들만 거의 만나게 됨. 오늘이 첫 시간이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이런 환경에서) 생각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초보에 가깝다 할 수 있으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랜덤 질문:
은퇴 이후 꿈꾸는 삶이 있다면? = 최근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땄어요. 바닷가가 고향이기도 해서,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스포츠 즐기며 살고 싶다. 가능하면 일을 쉬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음 좋겠다. 큐레이팅은 그런 일.

(멤버들의 자기소개 계속)

김ㅈO:
공공기관 재직. 컨텐츠 쪽 일.

  • 사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링크)에 너무 가고 싶었는데 현재 직장에 근무 중. 평소 미술관 가길 좋아함. “미술아냥” 참여 계기는 = 대학교 때 학보사 근무. 당시 큐레이터 인터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계시는. 직업군 인터뷰였는데, 무척 인상 깊었다.
  • 랜덤 질문: 30분의 짬이 난다면?
    카페가서 커피! 아무 것도 안 하는 시간이 중간중간 필요한 사람.
  • 다른 멤버들의 질문:
    좋아하는 카페? = 광화문 FOUR B. 회사는 나주에 있으나 서울에 미팅이 많아서 한 주의 절반은 서울에 와 있음. 광화문 근무시 무조건 FOUR B에 들릅니다.

김ㅅO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 책 고르는 일도 “큐레이터”라고 하는데, 진짜 큐레이터 앞이라 민망하네요!

  • 트레바리는 관심만 가지다가 처음 해보게 됨. 궁금한데 잘 모르는 분야가 ‘미술’이라 바로 신청.
  • 랜덤 질문: 지금 먹고 싶은 것? = 커피를 아까 먹긴 했는데, 긴장해서 정신 없이 마셔서 – 맛있는 커피 원함.
  • 다른 멤버들의 질문:
    • 북큐레이팅의 기준? = 자주 받는 질문. 특별한 기준은 없고, 취향에 달려 있다. ‘내 책장에 두고 싶은 책’, 혹은 유명한-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요즘 SNS에 책에 대한 게시물 많이 올려주기도 해서 참고.
    • 모든 분야를 다루시나요? = 근무 중인 서점에는 담당자가 여럿. 저는 사유와 사랑에 대한 섹션 담당.
    • 최근 추천해주실 만한 책? = 개인적으로는 문학 많이 읽음. 오한기 작가의 “가정법” 추천합니다. (링크)

유ㅇO
고등학교 수학 교사입니다.

  • “미술아냥”은 – 여기서 고른 좋은 책을 통해 배우는 게 많고, 꼭 책 이야기를 안 하더라도 –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서 좋다. 어렵고, 무슨 말인지 모르는 책을 읽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편이라서 그간 읽은 책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것만 캐치 해 왔지만, 어쨌든 좋았음.
  • 랜덤 질문: 내 성격 중 버리고 싶은 것? = 주저함과 부끄러움
  • 다른 멤버들의 질문:
    • 고등학교 교사인가요? = 남자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 힘든 점은? = 진짜 힘든 건 초등, 중등학교 선생님들이 다 하시죠. 좀 더 ‘사람’이 된 상태가 고등학생. 하지만 남학생들은 스스로를 통제하거나 다듬으려는 태도가 별로 없다. 그래서 선생님 입장에서 오히려 “너네가 스스로를 챙겨”라고 하기 쉽다.
    • 들고 계신 책은 뭔가요? = [바른 마음]이라는 뇌과학 쪽 책. 부제 – 왜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다른가. (링크)

김ㅈO
직업으로 스스로를 규정하는 건 안 좋아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 인간, 기술이라는 주제 생각하길 즐김. 어느 순간 미술이라는 분야가 그것을 탐구하기 위한 좋은 틀이라는 생각을 시작. 기술과 인간에 대한 사유를 위해 미술을 통해 세상 보는 눈을 넓혀보고자 올해 초부터 “미술아냥” 선택. 이후 좋은 시간 보내는 중. 처음에는 ‘놀러오기’로 방문. ‘기묘한’ 영감을 많이 받음.
  • 랜덤 질문:
    자신에게 주고 싶은 최고의 선물은? = 현재 북한산 근처에 거주. 북한산 근처에 집 한 채만 있으면 좋겠다.
  • 다른 멤버들의 질문:
    ‘놀러가기’란 무엇인가요? = 다른 클럽에 ‘놀러’ 갈 수 있어요. ‘멤버’로 등록하지 않은 클럽에 참여해보는 것. 물론 공짜는 아님. 클럽장 있으면 3만원, 없으면 2만원. 계산해보면 저렴. 하지만 독후감을 먼저 써놓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강남에서 진행되는 모임은 위워크의 비싼 월세 때문인지 5,000원 정도 비쌈.

[래디컬 뮤지엄]에 대한 세 가지 기조 질문을 함께 읽고,
각자의 독후감에서 발췌한 부분을 읽고 대화하기.

  1. 유명 미술 비평가 제리살츠는 미술가에게 “가난을 받아들여라” &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 가보라고 조언한다. 다른 곳은 필요 없다 라고 단어하는데, 당신에게 가장 좋았던 미술관, 미술관의 경험은? / [래디컬 뮤지엄]을 읽고, 내 눈에 비치는 서울의 미술관들은 어떤 모습?
  2. 클레어 비숍은 예술이 “세계를 재사유”하게 만든다고 믿는 듯 하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소장품이 있는) 미술관’이라고 말한다. 예술은 정말, 미술관은 정말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 혹은, 그런 일을 감당해야 할까?
  3. 내가 생각하는 ‘미술’이란? 혹은 내가 본 것 중에 ‘이런 게 미술이구나’ 싶었던 것은?

윤ㅇO:
미래적인 입장을 취하는 일이란 힘든 일. 미래를 예측하는 동시에 제안하는 것이기에. 따라서 큐레이터의 일이란 미래를 ‘설득해내는 것’일까요?

김ㅅO / 최ㅍO – 재용/고은:
최근 미술관들의 경향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됨. 큐레이터들은 나름 미술사라는 전문성을 가지고 미래를 펼치고 싶은 생각 가진 동시에 – 미술관 안에서 주어지는 업무상의 책임감 + ‘인스타그래머블’에 대한 요청으로 인한 나름의 고충. 다른 한편으로는 미술관 안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일반 대중들. / 일민미술관은 최근 ‘홍보 큐레이터’를 뽑았다고 합니다. (일동 탄식) /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생각해볼 때 아닐까요?

한편, 2015년 5월 “If Tate Was Museé de la Danse?” 프로젝트에 “Dancing in the Museum”(링크)으로 참여한 클레어 비숍. 나이키 운동복을 입은 분입니다. 미술관 안에서 관객을 끌고 다니며 마치 조깅을 하듯 토론을 벌이는 모습. (촬영: 박재용)

[래디컬 뮤지엄]에서 언급되는 소장품에 대한 이야기들… 사실 클레어 비숍은 되게 ‘보수적인 사람’이에요. 엘리트 미술-좌파적인-을 별로 안 믿는 사람인 듯도? / (그래서) 가끔 가다가 현대(‘컨템퍼러러리’) 미술가들과 논쟁을 벌일 때가 있어요. 클레어 비숍이.

= 김ㅅO:
‘미술관’이라는 단어를 ‘서점’으로 바꾸면, 제 고민과도 맞닿아요. 수익과 매출 발생이 필요한 가운데 중심 잡기가 어려움. 서점에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게 얼마나 유의미할까? 라는 고민이 항상 / 고은: 같은 고민. 제가 일하는 곳인 “보안여관”도 카페와 책방이 함께 있는 곳. 운영 주체의 취향도 하나의 요소이고. 그래서 [래디컬뮤지엄]에 나오는 사례들도 보면 = 한 축은 “동시대 미술을 대변”. 그 밖에서는 “향토성”, “지역성”, “국가”를 대변하는 등… 그 축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저 역시 고민이 많죠.
= 고은: 대중적, 상업적인 게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 재용: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건 좋은데 기왕에 할 거면 일관성 있게 좀…

유ㅈO:
신자유주의적인 흐름 = 하고자 하는 연구가 돈이 안되면 과제를 못 따는. 그걸 방어하기 위해서 자연과학 쪽에 기초 연구 예산이 있긴 하지만. / 징후적인 것을 예술이 감지한다? 라는 걸 생각해보면 = 여러 다른 업계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고은:
지난 학기 과학사 강의 들으며 놀라웠던 것 = 1930년대 엘리트들이 했던 질문은 너무나 가시적이고 무겁고 사회를 어떻게 개선시키고 세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 등의 질문이라면, 우리 세대는 ‘나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연구실 안에서의 인권 문제 등. 1세대들의 질문과 지금 우리가 가진 질문은 다르고. 그것은 이런 ‘징후들’에서 나타나는 것 아닌가?

김ㅈO:
“변증법적 동시대성”이라는 핵심 키워드.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 소장품은 사실 과거의 것. 현재 맥락에서 미술인들이, 큐레이터든 작가든, 현재 담론화 하고싶은 주제 하에 적극적으로 맥락화 할 때 현재의 시간성을 갖는다. 라고 이해했어요. 그렇다면, ‘동시대적 전시’는 어떠해야 할까요? 과거의 작품 자체가 아니라 현재 논의되어야 할 주제들, 예술이 포착한 징후들, 이걸 어떤 맥락에서 취합해서 새로 작품화 할 것인지가 중요한 거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

= 고은:
옛날의 어떤 것을 찾아서 지금의 내 모습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어떤 행동, 아닐까요? 계속 ‘변증’하려고 하려는 행위가, 비숍도 그런 입장에서 말하는 것 같은데. 흥미로운 점은 = [래디컬뮤지엄]에서 반아베, 루블라냐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세 가지 사례를 드는데. 칭찬과 비판의 수위가 다른 것 같아요.

윤ㅇO:
대학교 때 도서관 ‘서고’에 가봤어요. 들어갔더니 60년대 70년대 책이 막 있는 거에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현대 미술관’이라는 이름은 정확하지 않은 이름인 것 같아요. 미술관의 시대 구분을 10년 단위로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재용: 그럼 미술관이 무한 증식하는 것 아닌가요? / 10년, 20년 단위로 늘리긴 해야죠.

재용:
러시아 우주론자들 이야기랑도 비슷해요! Russian cosmism. (링크)

윤oO: 카셀도큐멘타 같은 것들 – 고상한 느낌을 풍기면서 – 도덕적 우위를 획득한 후에 – 자신의 어젠다를 미술을 통해 ‘홍보’하는 거 아니에요!?!?

고은:
서동진의 책 [동시대 이후: 시간-경험-이미지]를 보면 (링크) 그것을 언급하는 부분 있어요. 세계대전 후의 미술, 건축을 보면 ‘반성’을 많이 하거든요…? (후략)

김ㅈO:
미술이 단순히 과거의 피해자들만 재사유하게 하는 역할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최근에 한 국립현대미술관 [불온한 데이터] 전시(링크)를 기술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관람했어요. 데이터 독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들 많았는데. 앞으로 데이터 독점에 대한 문제가 아주 심각할텐데, 지금 어계에서는 아무도 거기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없거든요. 오로지 예술가들만이 문제화 하고 있어요. 미술의 역할이 그런 징후들을 누구보다 빨리 감지해서 일깨워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은:
미술이 재미있는 게, 스스로도 스스로를 비판해요. 자기를 쏴서 자기가 없어진 다음에, 모두까기(?) 하는. 그리고 현대미술이라는 게, 정해진 포맷도 없잖아요?

17:23 김ㅎO (지각한 멤버) 등장!

김ㅎO
미술 전공. 현재 캐릭터 디자이너. 8년 차.

  • 이모티콘을 만드는데, 사람들이 ‘작가님’이라고 불러요. “내가 작가artist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 나는 미술계, 미술 시장에서 어디에 서 있고 싶은가? 를 생각하기 위해 함께 하는 중이고. 한 시즌 해보니 한 번 더 해야겠다 싶은 마음.
  • 랜덤 질문: 스트레스 해소법?
    잡니다. 문제가 있을 때 잠시 스탑. 하루를 완전히 비우고 잡니다. 혹은 운동을 심하게 합니다.
  • 오늘 늦은 이유 = 창업 초창기 멤버의 결혼식. / 책 전반에 대한 인상? = 역시 박재용이 고른 책 답다. (재용: ???) 밥벌이를 하는 사람인 나는 시장에서 작품으로 돈을 버는 포지션인 나에 대해서 생각해 왔는데, [래디컬 뮤지엄]은 큐레이터, 미술관이 어떻게 대중에게 작품을 보여줄 것인가, 대안은 뭔가에 대한 이야기.

곽ㅁO / 김ㄷO:
(오늘날 인스타그램 등이 대중의 시각적 정신을 지배하고 있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라고 독후감에 언급. 이건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박ㅈO:
인스타그램에서 ‘라이크’ 비노출 옵션이 일부 국가에서 생겼어요. / 그리고 24시간 안에 ‘날아가는’ 스토리 기능으로 유저 붙잡기는 계속되고 있고요.

손ㅎO:
‘다양한 미술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과 비슷한 맥락인데요. 사실 모든 게 다 미래 지향적이고 앞으로 이끌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왜 제 연구실도 그렇고 연구 시설이나 미술관 학예실은 항상 지하 같은 데 있나요…? = 시간이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일하게 하려는 건가요…?)

재용:
그래서 한글박물관이랄지 서울역사박물관 같은 데 전시를 보면 꽤나 refreshing한 게 많답니다! / 고은: 제가 대학교 때 처음 기획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 이 일을 하면 하얀 공간에 앉아 있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던 어떤 것들 때문에? / 한편, 요즘 미술관에는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김ㅌO:
미술사학자인 클레어 비숍이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책이 인상적이었어요. 수학에서는 – 문제를 명확하게 하는 게 제일 먼저거든요. 일단 스테이트먼트를 만들어요. 이런 조건 하에서 이게 성립한다. 거기에 대해서 이미 알려진 이론을 적용해서 주장을 증명해요. 그러려면 우리가 가진 조건에 맞게 ‘세팅’을 잘 짜는 게 중요하고요. 그것만 맞으면 나머지 과정은 술술 풀리죠.

재용/고은:
전에 과학 하는 분이 “예술 쪽에서 ‘실험’이라는 말 좀 쓰지 말라”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어요. 특히 현대 미술에서는 ㅌO님이 말씀 주신 수학적 방식의 문제 제기나 해결과는 다른 방식이 이뤄져요. 동시대에 관한 것은 일종의 낌새채기, 때려 맞추기에 가까운 면도 있고요. 그래서 구체적 방식을 제안하기가 매우 힘들기도 하고, ‘이게 문제야’라는 시각도 다를 수 밖에 없어요 = 그러다보니 항상 시끄럽고 잘 정리가 안 되는.
똑같이 미술사를 공부하는데 누구는 미술사가가 되고 누구는 큐레이터가 됩니다. 미술사 연구자들 입장에서 본 큐레이터의 글은 앞뒤도 안맞는 헛소리 같고. 거꾸로 큐레이터들은 미술사가들의 글이 답답하기도 하고요.
미술에서의 실험은 ‘새로운 것’에 가깝다면, 과학에서의 실험은 ‘검증’에 가까운 것 같아요.

최ㅍO:
동시대 음악에서도 ‘실험적’이라는 말 많이 쓰는데, 새로운 것 하는 자체에 집중해요. / 미술에서 ‘실험적’이라는 게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님. / 음악성이 좋아도, 새롭지 않기 때문에 아웃되는 경우도 있어요. Brian Ferneynough 같은.

현대 음악에서 조심스러운 점은 =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면 타협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에요. 현대 음악 격언 중에, “듣는 사람들의 귀의 수준을 결코 얕보지 말라”는 말이 있어요. (재용/고은: 어머 미술도 마찬가지!?) / 국악을 많이 들어보면 클래식 음악에서도 국악 소리가 들려요. 예를 들면 윤이상(링크) 음악에서요.

조ㅇO/김ㅎO:
“징후”라는 단어가 중요한 것 같아요. / 오늘 본 김순기 작가 전시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재용:
국립현대미술관에 가서, 결이 다른 – 지금 벌어지고 있는 – 세 가지 전시를 한꺼번에 한 번 보세요. 바로 지금!


마무리 발언

손ㅎO: 지난 모임 한 지 2주 밖에 안 되어서 (이번 시즌은 박재용의 해외 일정들로 매월 네 번째 주 토요일에서 첫 번째 주 토요일로 일정 변경) 금방 찾아온 느낌이라 좋기도 하고. 김순기 작가 전시가 너무 좋았어요 일단. 일정의 시작은 태풍과 함께 시작했지만.

김ㅈO: “미술아냥”에 놀러오기 했을 때 책이 – 어린이용 책이었어요. ([미술관에 대한 모든 것](링크))

(위 이미지 가운데 왼쪽이 한국어판. 오른쪽이 9월 “러시아행복플랜” 중 모스크바 Garage Museum 서점에서 마주친 러시아어판)

김ㅌO:
뭔가 머릿속에 안 쓰던 뇌의 부분을 쓰게 된 느낌. 미술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동안 생각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일동:
소설책? 영화? 를 보는 건 어떨까요?

재용:
그렇지 않아도 “취향있냥”은 다음 달 모임에 조르주 페렉과 박완서의 소설을 읽기로 했어요.

유ㅈO: 원래 트레바리 좋아했는데, 저는 과학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진리를 찾으려 하는 사람이거든요. 과학의 원리 중 하나가 ‘상보성’. 전혀 반대되는 속성이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움을 이룬다는 거에요. 이성적인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니 감성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계발 중인데, 그런 부분에서 오늘 모임 감사했습니다.

진효: 더블 클럽장으로 진행 해보니 – 한 분야에서 두 사람의 시야가 교집합이 있네요. 그게 좋았어요. 이번 시즌 정말 기대됩니다. 특히 멤버 가운데 ‘메이커’, ‘크리에이터’들이 있어서 더 기대가 돼요. 창조적인 걸 전달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방식에 대한 고민도 있을 거고, 그걸 공유해주시길 기대해요. 그리고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와서 더 좋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파트너 해 보니, 미술에 대한 아주 막연한 기대심을 가지고 오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특히 연초에. New Year’s Resolution 처럼요.


다음 달 모임 책은 추후 공지하는 것으로 하고, 4시간 가량의 모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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