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Far Yet So Near

So Far Yet So Near

리움 웹사이트에는 “국제 미술계 흐름 속에서 조명해 본 한국의 신진작가들”이라는 제목으로, 실제 강연 제목은 “So Far Yet So Near”으로 진행된 2014년 6월 7일 정도련 큐레이터의 강연. 몇 주 전 어떤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 좋을지에 관해 잠깐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고, 의외로 들을 기회가 잘 없는 내용을 부탁했다. 2009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한 강연이 그랬던 –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들어볼 기회는 흔치 않은 원론적 내용 – 것처럼.

상세한 내용은 강연 내용 일부를 정리/기록한 노트에 나와있지만, 인상적이었던 것들 몇 가지만 언급해보자면,

M+의 학예실장(<– 이 표현 참 싫다)으로, 새롭게 지어질 미술관을 ‘buiding’해나가는 과정에 관한 언급. 요즘 고민하는 것들에 비추어 보았을 때, 결코 가볍지 않게 다가온 각 항목들.

Building a Museum

Building a building
Building a team
Building a collection
Building programs (exhibitions, education, digital, etc)

그리고, 무엇이 미술씬을 만드는가? 에 관하여. 일종의 잘 정리된 좌표계라 할 만 했다. 지금 몸담고 있는 미술관이나, 조만간 ‘next step’을 밟게될 큐레토리얼 이니셔티브의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될 만한.

What makes an art scene?

Artists and community
Discursive and intellectual platforms (critics, publishing, press)
Commercial field (galleries, auction houses)
Institutions (exhibition spaces, archives, museums)

M+의 정체성에 관한 부분 역시 (대충 알고는 있었으나 강연을 통해 듣게되어) 흥미로웠다.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라, ‘시각 문화 박물관’에 가깝다는 것. 요컨대 홍콩을 대표하는 시각 기호인 네온사인을 컬렉션의 일부로 포함하겠다는 결정을 내린다거나, 이런 식으로 http://www.neonsigns.hk/?lang=en 웹프로젝트도 진행한다는 것.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이 건물이 지어지기 전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 Building a building이 과정의 일부가 아니라 We’ve built the building부터 시작해 콘텐츠에 관한 부분은 뒤늦게 진행 중인 아시아문화전당을 생각하며 안타까움에 무릎을 치게 한 부분들. (잠깐이지만 몸담았던 곳이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얼마 전 다녀온 리서치 트립에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재미있는 순간은 질문과 답변 시간에 일어났다. 청중 가운데 몇 명이 질문을 던졌는데, 그중 큐레이터의 역할 혹은 자질 혹은 돌파구에 관해 질문한 사람이 하나 있었다. 질문 자체도 그랬지만, 질문의 내용보다 그가 자신을 지칭하는 방식에 흠칫했는데, 왜인가 하면 스스로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저는 큐레이터를 지망하고 있는 친구인데요”

자신을 완전히 벗어난 제3자의 시선을 통해 스스로를 지칭하기. 혹은 ‘나는 나다’ 또는 ‘내가 나다’라는 태도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 화법. 혹은, 타인의 말에 자신을 완전히 밀어넣은 지칭법. 무척 거슬리면서도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지칭한 그의 질문이 ‘어떻게 하면 되나요?’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기 때문에 더 그러했는지 모른다. 요컨대 많은 강연장에서 반복되는 질문, ‘그래서 ‘저희는'(혹은 ‘제가’)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는 질문이었기 때문에. 나라면 ‘어떻게 하면 되는 그런 것은 없습니다. 나가서 뭔갈 하세요.’라고 대답했을지도 모르는 그런 질문이었으니까.

물론, 정도련 큐레이터는 내가 했을 것 같은 대답보다 훨씬 나은 대답을 주었다.

상세한 강연 내용-에 대한 노트/메모-은 아래 링크의 PDF 문서를 참조.

https://dl.dropboxusercontent.com/u/4163318/2014-06-07-Doryun%20Chong%20at%20Leeum.pdf